시와수필

조영심 새벽을 탁발하다

webmaster 2015.10.24 06:58 조회 수 : 42

새벽을 탁발하다

 

조영심

 

붉은 맨발의 행렬

어둠의 염주 알 꿰며 걸어온다

구름 밭 두덩에 이랑을 치듯

산 죽음에서 숨의 결을 일으키듯

반만 열린 어깨 쪽으로

 

새벽이면 나도 빈 그릇 채우러

거리로 나가던 시절이 있었지

가쁜 숨 몰아 쉬며 가파른 온밤을 견디던 그때

담아도 담아도 밑 빠진 밥그릇이던

그런 신 새벽

 

채워도 넘치지 않고 채우지 않아도 가득한

혜안의 응기 하나 얻고자

밥을 얻어 나를 비우고

명줄을 이어 일궈낸 목숨으로 돌아와

더운밥 속으로 느리게 스미던 

 

몇 겹으로 얽힌 곡절의 넝쿨을 끊듯

막 당도한 새벽이 실어온 

한 주걱 바람.

달다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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