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수필

문학회 전체 카톡 방에 문자가 올라왔다.  오 천명 한인회비 납부에 관한 안내문이다.  우리 여성문학회에 이런 훌륭한 분이 있음이 자랑스럽다. 

일 중독처럼 보인다. 동분서주 하며 산다.  원이 엄마도 일에 밀려다닌다. 열쇠나 가방도 잃어 버리기 일쑤다. 가정사 외에도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 그 중에 하나가 학교에 룸 마더이다. 할 사람이 없다고 학교측에서 간절히 부탁하니 거절을 못했다. 때 마다 해야 하는 의논. 생각이 모두 다르니 빈번한 메일 교환도 쉬운 일이 아니다.   

원이 엄마는 룸 마더 외에도 한국학생들 대표 역을 떠 말게 되었다. 이민 이세 이니 학교측과 완벽한 영어 소통이 가능하고 한국말도 지장이 없으니 부모 님들과의 대화도 어렵지 않다. 학생 분포도가 글로벌이니 각 나라마다 대표가 있는 모양이다. 무슨 미팅도 그렇게 많은지 시간은 또 얼마나 긴지. 힘들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투리 시간으론 안 된다.  삶의 일부를 뚝 떼어 헌신해야만 한다.

그의 쉬지 못하는 생활이 늘 마음에 걸렸지만  “사회 봉사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라고 격려해 줬다.  인터내셔널 게이가 있다고 했다. 부채춤이야기를 한다. 부채춤? 작은 손에 큰 부채 드는 것도 어려울 것이고 연습량도 많아야 제대로 해 낼 수 있다.  학교가 생긴 이래 부채춤 공연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원이 엄마는 자신이 배운 부채춤 장구 춤을 모두 상기하며 내게 제안해 왔다. 우리 집 지하실을 연습장으로 쓰게 해 줄 수 있느냐고 해서 흔쾌히 승낙했다. 처음 연습을 지켜 보았을 때 한숨이 나왔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대원은 12명이나 된다.  그 뒤 열심히 연습에 참여하는 아이들, 뒤에서 쉬지 않고 돕는 손길, 앞에서 끌고 나가는 사람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 부채춤 외에도 그날 참석할 약 250명에게 줄 선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 눈에 대한민국이 보여야 한단다. 품목 결정, 재료찿기, 물품구입, 모든 게 시간과 정성 노력을 요한다.   마침내 발표회 날이 왔다.  나도 어머니 모시고 일찍 장소에 갔다. 시간이 되니 학생들이 자기 나라의 국기를 들고 들어온다. 부모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일본, 중국, 한국, 러시아, 미국, 인도, 베트남 -- 여러 국가다.  각 나라들을 대표하는 춤과 노래가 펼쳐진다. 

맨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이다. 화려한 부채춤 아이들은 선녀처럼 움직인다.  어떻게 저렇게 완벽하게 해 낼까?  홀 안에 가득한 음악소리 아리랑 아리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사진을 찍으며 나는 눈물이 흘렀다. 언제 들어도 가슴이 메이는 아리랑이다. 장내는 뜨거운 박수가 끝 이질 않았다.  

글로벌 부모들이 일제가 일어난다. 전율과 환호 기립박수, 최고였다.  견줄만한 나라가 없다.  그 날 참석한 한국엄마들은 아리랑에 울고, 잘해서 울었다고 소감을 말씀해 준다.   선물은 태극 무늬를 넣은 액세서리 장구였다 250개를 정성 들여 모두 만들어 각 나라 어린이들 목에 걸어주었다.  안녕하세요? 란 말을 넣은 이름표도 보인다. 함께 이루어 낸 결과이다. 한 쪽에선 비빔 밥도 나누어 준다.   

원이 엄마, 일을 함께한 수 많은 손길들, 한인 회비를 부탁하는 회원, 그 일에 참여할 우리들, 그리고 온 세계에 흩어져 조국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마음에 태극기를 들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3월엔 삼일절이 생각난다. 97년이라는 세월 속에 묻혀있으나 잠들 수 없는 삼일절.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던진 숭고한 선진들이 떠 오른다.  그들은 손에 태극기를 들고 죽어서 말했다. 대한 독립 만세!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세계의 하늘아래서 자손만대로 이어지는 번영의 조국을 소원하며 마음의 태극기를 들고 외친다.  대한 민국 만세!     

          

서비스 링크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아이디가 없으신 분은

회원가입 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