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수필

오귀순 왜 그렇게 했어요?(오귀순)

webmaster 2017.02.26 15:10 조회 수 : 354

 

바닷가로 밀려온 새끼 돌고래가 있었다.  

사람들은 인증샷을 원했다.

떼를 지어 몰려들어  아기 돌 고래를  돌려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는 사이 물이 필요한 새끼 돌고래는 호흡을 멈추었다.

그렇게 돌아가고픈 푸른 바다,엄마 아빠 있는 곳으로 가지 못하고 바닷가 모래위에 누운 아기 돌고래.  차마 볼 수가 없어서 눈을 감아버렸다.

눈을 감으니  어느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갓 이민 온 가족이 있었다.

그런 가족을 위해 내가 살던 곳에서는 교회 지하실에 생활용품을  비치해 두었다. 

필요한 가재도구를 가져다 사용하고 사람보다  늦게 도착하는 짐이 오면 도로 교회에 갖다 놓는다.

그들은 도움이 필요하다.

자녀들 교육문제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그 위에 영어 문제가 있으니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남편은 그런 일을 늘 잘 도와주었다. 

그 가정도 이것저것 도움을 주다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아들이 둘 있었는데  똑똑했다.

그 당시 5섯 살이 였던 막내아들은 말을 아주 잘했다.  

우리집에 놀러오면 “ 물 좀 주세요.  대신 냉수가 어디 있나요”  “ 왜 아저씨는 우릴 이렇게 많이 도와주세요? “ 아니면 “이렇게 큰 집에 사는 것을 보니 아주 부자지요? “ 이것저것 말하는 것이  어른같아서  우리는 많이 웃었다. 

말을 어찌 잘하는지 어린 아이인데 대화가 통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뿐 아니라 아이는 곤충들과도 늘 이야기를 하고 생물 무생물 할 것 없이 이야기 상대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에 가면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 사고를 친다 했다.

알 수 없는 말을  몇시간이고 앉아서 듣자니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매일 그 유창한 언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돌아오니 학교가 재미가 없고 시무룩하다. 부모는 걱정이 되고 마음이 쓰여  우리에게 자문을구하기도 했지만 1년만 지나면 되니 걱정말라고 위로했다.  

실지로 아이들은 1년만 지나면 대화에 지장이 없을 만큼 영어가 유창해진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는 필드 츄립을 간다 했다.

맛있는 점심 가지고  공원으로 가서 놀기도 하고 자연 학습을 받는 날이다.

아이는 신이 났다. 유난히  곤충이나 자연을 좋아하는데 갑갑한 교실 이상한 소리만 윙윙 거리는 좁은 실내를 벗어난다.

오늘은 뛰고 달리고 맘껏 놀면 되는 것이다.

모처럼 즐거운 얼굴로 집을 나선 아이를 보니 엄마는 행복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점심을 먹은 바로 직후부터 울기를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선생님이 물어봐도 소용이 없다.

계속 울기만 하는 것이다. 친구들이 의아해 쳐다보니 더 크게 울고 말은 한마디도 통하지 않으니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모른 상태. 결국 어머니한테 전화를 했다.

아이가 우는데 기를 쓰고 점점 크게 우는데 무슨 일이지 알 수가 없으니 와 달라고 호출을 했다.  

 엄마는 두근 두근 가슴을 진정시키며 하던 일을 던져 버리고 달려왔다.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 흐느끼기 시작했다.  

엄마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안아주고 다독여 주었다.

간신히 조금 진정이 되었을때 왜 우느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이랬다. 친구들이  아무 이유 없이 지나가는 개미를 발로 마구 밟았다는 것이다.

왜 개미를 밟냐고. 그냥 지나가는데 왜 마구잡이로 개미를 힘껏 밟아 죽이냐는것이다.

너무 화가 나는데 말을 못하니 그냥 울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왜? 라는 질문에 아무도 대답을  못 했다. 

선생님도 부모도 친구들도 가만히 아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새끼 돌고래 사진 이야기. 그 아이가 오늘 이 뉴스를 봤다면 어떻게 했을까?

몇 날 며칠 울지는 않았을까. 아이의 울음소리가 내 가슴에 들리는 듯하다.

왜 그렇게 했어요? 하고 묻는다면 무슨 대답을 아이에게 줄 수 있을까.

 

 

 

 

 

 

 

 

서비스 링크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아이디가 없으신 분은

회원가입 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