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수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노래인가요.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내 안에서 꿈틀거림을 느낀다. 내 영혼 깊은 저곳에 묻어둔 삶의 소리, 눈물, 슬픔, 아픔이 표면으로 떠오른다. 음악은 이 외로운 감각들을 만져주며 고뇌가 있어도 살아있음에 열광하게 만든다. 오늘 만난 노래도 우울한 일상을 환희로 채워주었다.

 어머니 몸에 종기가 났다.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위험한 것은 아닐지라도 점점 커지니 절제를 해야 함은 당연하다. 가슴 부분에 생긴 종기인지라 메모 그램과 초음파 검사까지 했다. 암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자 수술 날짜가 잡혔다. 수술하기 전날 병원에 들어가 피검사, 혈압, 당—조사하고 어떤 약을 복용하고 계신지를 비롯해 수백가지나 되는 듯한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며칠째 그런 일로 온종일 병원 복도를 오고 간다. 그리고 어제는 수술한 날이었다. 아침부터 접수하고 여러 검사를 거친 후 수술실로 들어가셨다.

 집에 돌아온 시간이 오후 4시경이었다. 얼음찜질, 죽 쑤고, 약 챙겨 드리고, 일어나고 앉는 것 도와 드려야만 했다. 어머님 모시고 사는 몇 년간 닥터 오피스, 약국, 병원을 수없이 오고 갔다. 종류도 다양하다. 눈, 치아, 귀, 신경과, 내과, 외과,-- 이번처럼 종기, 어깨 통증, 다리 통증— 검사 후에 이어지는 또 다른 검사, 결과 후에 의사와 만남 또 다른 곳 전화, 예약, 방문, 검사, 상의 --- 이 모두가 나의 일이 되어있다.  

그 위에 하루 3끼 꼬박 준비해 드려야 한다. 잘 드셔야 현재 생활을 유지하실 수 있으니 늘 다른 식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식품점엘 수시로 오고 가는 이유다. 단 하루도 예외가 없다. 아침저녁으로 드셔야 하는 종류도 많은 약, 때에 맞추어 확인하고 문의하고 가져오고 약통에 가지런히 넣어 드리기까지 만만치가 않다. 밤에 거울을 드려다 보니 피곤함에 지친 내 모습이다. 내 인생은 어디로 간 것일까? 우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이다. 여전히 생기가 없다. 운동 부족이란 생각을 하고 운동화 차림으로 전화기 하나만 들고 산책로에 들어섰다. 음악을 틀었다. 마음이 착잡하니 클래식이 아닌 팝송을 누른다. 1987년도 영화 “ 굿모닝 베트남 “ 의 주제곡으로 유명한 “ What a Wonderful World “ 가 흘러나오고 있다. 강하게 호소하는 듯한 허스키 목소리 루이 암스트롱이 부르고 있다. 난 온 영혼을 흔들며 가슴속 깊은 응어리를 풀어주는 음악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노래를 들으며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삶이 감사해진다. 가사처럼 푸른 나무들과 붉은 장미가 날 위해 피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지나는 사람들의 인사도 날 사랑한다는 목소리로 들려온다. 축복을 받은 밝은 낮과 신성한 까만 밤, 그 안에 내가 살아가고 있다. 잠깐이라도 힘겹다고 생각한 것이 미안하다. 이 어려운 일을 위해 하나님께서 날 뽑으신 것은 아닐까? 이 세상을 둘러 보시다가 가여운 어머니를 내게 맡기신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고 눈물이 흐른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언제나처럼  국을 끓이고 점심상을 차린다. 나의 일상이 가슴 벅찬 기쁨이 된다.  

내 가슴을 생기로 채워준 곡 “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요. ”를 난 이렇게 부른다. ” 이 얼마나 아름다운 노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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